거인의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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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근개 봉합술과 진피 보강술, 재파열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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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거인병원
등록일 2025-09-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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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병원 대표원장 이승준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힘줄로, 팔을 들어 올리고 회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힘줄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인 사용으로 마모되면서 파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흔히 “어깨 힘줄이 끊어졌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회전근개 파열입니다.

 

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 주사,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열이 크거나 통증과 기능 제한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시행되는 대표적인 수술이 바로 회전근개 봉합술입니다. 끊어진 힘줄을 다시 뼈에 단단히 붙여 주는 수술로, 관절내시경을 통해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됩니다.

 

문제는 봉합술을 받았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파열이 크거나, 힘줄이 약해진 상태,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다시 끊어지는 ‘재파열’이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광범위 파열 환자에서는 수술 후 재파열률이 20~4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방법이 ‘진피 보강술’입니다. 회전근개 봉합술을 시행하면서, 봉합 부위 위에 인체 진피에서 얻은 보강재(콜라겐 패치)를 덧대어 주는 방식입니다. 이 보강재는 세포와 혈관이 자라 들어갈 수 있는 ‘발판(scaffold)’ 역할을 하여 조직이 더 잘 치유되도록 돕습니다. 동시에 봉합 부위의 기계적 강도를 높여, 초기 회복기에 재파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약해진 벽돌 담을 보수할 때 단순히 떨어진 벽돌만 다시 붙이는 것보다, 그 위에 튼튼한 철망을 덧대 주면 훨씬 단단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진피 보강술은 바로 그 철망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개발된 리젠텐(Regeneten)이라는 새로운 보강재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체 진피 대신 생분해성 콜라겐으로 만든 보강 패치로, 시간이 지나면서 몸 안에서 흡수되며 힘줄 치유를 촉진합니다. 기존 진피 보강재보다 수술 과정이 단순하고, 흡수되므로 장기 이물 반응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아직 국내 사용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적용이 확대되면 환자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진피 보강술은 재파열률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광범위 파열이나 재수술 환자, 그리고 힘줄이 약해진 고령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파열이 작고 봉합이 무리 없이 가능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봉합술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고려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첫째는 비용입니다. 진피 보강재는 아직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어서 환자 부담이 큽니다.

둘째는 재활입니다. 보강술을 한 경우, 패치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반 봉합술보다 더 보수적인 재활이 필요합니다. 수술 후 초기에는 팔을 움직이는 기간을 길게 제한하고, 적극적인 재활은 늦추어야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앞으로는 진피 보강술과 함께 다양한 보강재가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는 단순히 보강재를 덧대는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성장인자나 줄기세포 같은 생체 재료를 결합해 힘줄 치유를 더욱 촉진하는 ‘스마트 보강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회전근개 수술의 성과는 지금보다 한층 더 좋아질 것입니다.

 

어깨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한 관절입니다. 팔을 들고, 머리를 빗고, 물건을 드는 평범한 동작도 회전근개가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파열이 발생했을 때는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피 보강술은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는 아니지만, 재파열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더 안정적인 회복을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